새로운 패션의 흐름, 클론 패션을 말하다 [Nov. 2023]

Editor’s Letter

서울의 길거리는 하나의 커다란 무대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스타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장소.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변화가 일어났다. 명품 가방을 들고, 화려한 패션으로 자신을 뽐내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대신에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깔끔하고 단순한 색상의 옷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이다. 마치 어느 한 브랜드의 광고 촬영 현장을 방불케 한다. 단순히 패션의 트렌드가 바뀐 것일까? 아니면 더 큰 사회적인 변화의 일부일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평범하지만 진부하지 않은, 기본에 충실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날씬하고 건강한 몸매를 강조하는 레깅스나 가벼운 옷차림이 많아진 것은 단순히 패션의 흐름이 아닌, 건강과 편안함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개성과
획일성의
경계에서


이러한 트렌드를 ‘클론 패션’이라고 한다. 클론 패션은 마치 복제된 듯 비슷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가 비슷한 스타일을 입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개성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론 패션이 대세인 이유는 무엇일까?

클론 패션은 사회적인 경향을 반영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보다는 편안함과 기능성, 그리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의 경향이 클론 패션의 유행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개개인의 취향과 개성이 점차 획일화되어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획일화된 미적 기준과 트렌드에 맞추어 자신을 드러내야 할까?

어쩌면 이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줄 수도 있다. 개성과 창의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대사회의 가치관에 맞추어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가 아닐까. 이러한 물음과 함께, 나는 이번 11월호의 문을 열어본다.

에디터 레노

팜므파탈서울 Novembe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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