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81년 프랑스 파리, 양복을 차려입은 신사가 공항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여자가 비행기에 탑승하고 그의 앞자리에 앉았다. 비행기 조종사의 안내방송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을 무렵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에 들고 있던 밀짚 가방을 상층부에 있는 짐칸에 올려놓으려고 손을 뻗었다. 그 순간 그녀의 가방에서 소지품이 쏟아져 흘러 바닥에 나뒹굴었고 일부는 신사가 앉고 있던 옆자리에 떨어졌다. 짧은 정적이 흐른 뒤 이윽고 신사는 자신의 옆자리에 떨어진 그녀의 소지품을 집어 들며 말했다.
🧑💼 “괜찮으세요 아가씨? 제가 도와 드릴까요?”
🤦🏼♀️ “죄송해요~ 너무 감사합니다”
그녀는 둥근 원형에 손잡이가 달린 밀짚 가방을 내려놓고 쪼그려 앉아 통로에 떨어진 물건을 주섬주섬 가방에 구겨 넣었다. 신사도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통로로 나와 그녀를 도왔다.
🙍🏼♀️ “당신은 친절하시네요. 저는 이 가방이 너무 좋은데 주머니가 없어서 너무 불편해요.”
🧑💼 “그렇군요. 다른 가방을 써보시는건 어때요?”
👩🏼 “하지만 이 가방이 너무 좋아요. 물론 마음에 드는 다른 브랜드도 있지만…”
그렇게 작은 소동이 있고 난 후 비행기는 이륙해서 어느덧 영국 해협 위를 날고 있었다. 창밖의 구름을 유심히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신사는 조금 전에 있었던 에피소드와 그간 불편함을 겪었던 그녀의 경험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는지 그녀를 향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 “그럼… 주머니와 별도의 포켓이 달린 가방이라면 쓸만하겠네요?”
👩🏼 “네 그러면 너무 좋을거같아요!”
이후로도 몇 번의 대화는 오고 갔고 그는 런던 공항에 착륙하기 전까지 그녀가 알려주는 뭔가를 열심히 에어시크니스 봉투에 받아 적었다.
그로부터 3년 후 어느날 프랑스와 영국 전역의 일간신문에 한 패션 브랜드의 가방이 소개되었다. 그 가방의 브랜드는 에르메스(Hermes)였고 제품 명은 에르메스 버킨(Hermes Burkin)으로 명명되었다.
비행기에 있었던 남자 이름은 장 루이 뒤마(Jean Louis Dumas), 1987년부터 2006년까지 에르메스의 CEO였던 그는 파리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당대 최고의 가수이자 모델이었던 제인 버킨(Jane Birkin)을 만나 그녀의 고충을 듣고 새로운 가방의 디자인을 설계했으며 그 이후 제인 버킨의 동의하에 에르메스 버킨이라는 이름의 오늘날 최고의 명품 중에 명품 가방으로 손꼽히는 가방을 탄생시켰다.
브랜드 에르메스의 장인에 의해 가공된 제1호 버킨백은 실제로 제인 버킨에게 전해졌고 그녀의 애장품이 되었으며 그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버킨백은 수많은 유명인과 셀럽에게 각광받고 있다.
에디터 레노